
유튜브를 켜면 알고리즘이 제 취향을 정확히 분석해 쉴 틈 없이 영상을 띄워줍니다. 가끔은 제가 뭘 보고 싶은지보다 AI가 보여주는 대로 끌려가고 있다는 기분이 듭니다. 최근 AGI(범용인공지능)에 관한 강연을 듣고 나니, 효율적인 정보만 떠먹여 주는 인공지능 시대에 제가 지켜야 할 건 결국 '비합리적인 자유'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AGI는 정말 10년 안에 올까요? 솔직히 2년 전만 해도 회의적이었습니다. 그런데 2027년 AGI 등장을 예측하는 보고서들이 나오고, 실리콘밸리 전문가들이 5년에서 10년 내 실현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2년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10년에서 20년 사이라면 충분히 가능해 보입니다.
판단력이 경쟁력이 되는 이유
AI가 코딩과 영상 제작까지 대신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 기술보다 중요한 건 인간의 '판단력'이라는 말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챗GPT에게 그림을 그려달라고 하면 수백 개를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그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건 결국 인간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이 그 결과물을 소비하고, 인간의 취향과 목적에 맞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직접 AI로 바이브 코딩을 시도해봤을 때, 처음엔 신기했지만 곧 깨달았습니다. AI가 만든 코드가 제대로 돌아가는지, 제가 원하는 기능이 맞는지 판단하는 건 오롯이 제 몫이었습니다. AI는 무조건 "잘했다"고 아첨합니다. 구조상 어쩔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아첨을 하더라도 "이건 아니다"라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제일 중요합니다.
프롬프트를 잘 작성하려면 먼저 내가 뭘 원하는지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재밌는 얘기 해 줘"라고 막연하게 요청하면 막연한 결과가 나옵니다. 하지만 "중세 스타일에 기사가 등장하는 모험 이야기"처럼 구체적으로 요청하면 훨씬 정교한 답이 나옵니다. 결국 AI 시대에 필요한 건 내가 원하는 것을 명확히 아는 판단력입니다.
자본이 노동을 대체하는 시대
노동의 가치가 자본과 기술로 대체되는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AGI가 등장하면 인간의 노동 가치가 급격히 떨어집니다. 로마 제국 시절 천만 명의 노예가 생기면서 노동으로 먹고 살던 시민들이 일자리를 잃은 것처럼, AGI와 로봇이 대부분의 생산 활동을 담당하게 되면 실업률은 30~40%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실리콘밸리 리더들은 기본소득을 제안합니다. 샘 알트먼은 현금 대신 '기본 주식'을 주자고까지 했습니다. 월드코인으로 인간임을 증명하면 암호화폐를 받는 구조입니다. 먹고는 살 수 있겠죠. 하지만 그게 전부일까요? 로마 시민들은 기본소득을 받았지만, 할 일이 없어 콜로세움에서 검투사의 피를 보며 대리만족을 얻었습니다. 빵과 서커스. 바로 그 구조입니다.
자본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격차가 극명해질 겁니다. 노동력이 필요한 생산 시설에 투자하는 것보다 자본 자체를 굴리는 게 더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씁쓸한 얘기지만, 개인의 생존 전략으로는 자본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답입니다.
플랜B를 준비해야 하는 이유
AGI가 본격화되면 우리는 영원히 어린아이가 됩니다. 부모님 말씀 잘 들으면 현명한 어른으로 성장한다는 희망이 있었던 어린 시절과 달리, AGI 시대에는 영원히 어른이 될 수 없습니다. AI가 우리를 위해 모든 것을 판단하고, 가장 합리적이고 건강한 쪽으로 인생을 살도록 가스라이팅하기 시작합니다.
저는 밤 11시에 치킨을 주문합니다. 몸에 안 좋다는 걸 알지만, 비합리적인 선택을 할 자유가 인간에게 있습니다. 하지만 10년 후에는 AI가 제 건강 데이터를 보고 치킨 주문을 막을 겁니다. "샐러드는 어떨까요?" 처음엔 설득하다가, 계속 말을 안 들으면 아예 옵션을 없애버릴 겁니다. 나를 위해서요.
실리콘밸리는 이걸 유토피아라고 부르지만, 저는 끔찍하게 들립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5년, 아무리 길어도 10년 동안은 하고 싶었던 걸 다 해보고 싶습니다. 버킷리스트에 있던 것들, 비합리적이더라도 제 인생을 제가 망칠 수 있는 자유를 누리고 싶습니다. AGI가 제 인생을 완벽하게 가이드하기 전에, 저만의 서투른 시행착오를 더 즐기고 싶습니다.
플랜B는 뭘까요? 19세기식 제국주의와 힘의 논리로 돌아가는 세상에서 생존할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20세기 냉전처럼 이데올로기로 편이 갈리는 게 아니라, 절대적인 힘의 레벨로 파트너십이 결정됩니다. 세계관이 달라도 힘이 세면 파트너고, 세계관이 같아도 약하면 파트너가 아닙니다. 이런 시대에 맞는 생존 전략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AGI는 수평선 너머 작은 돛대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몇 달마다 볼 때마다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도착하려면 10년, 20년 걸릴 수 있지만 분명히 이쪽으로 오고 있습니다. 단순히 도구에 의존하기보다 자전거를 타듯 직접 AI를 다루며 직관을 기르는 것만이 유일한 생존 전략입니다. 기술 종속 시대에 휘둘리지 않고 제 인생의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 오늘부터라도 AI를 주체적으로 활용하는 연습을 시작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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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v5jWMfqKcus&t=1178s